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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본드는 위험한 채권일까?금융정보/01.유가증권(주식 채권 등) 2023. 3. 23. 08:10반응형
크레디트스위스 은행과 코코본드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부실 이슈와 함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코코본드"이다. 도대체 "코코본드"가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본드면 채권이라는 소리고, 크레디트 스위스가 망한 게 아니라 UBS와 합병을 했는데 왜 채권이 "휴짓조각"이 된다는 것일까?
코코본드의 정의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는 조건부자본증권이라고 하는데, 우발적인(Contingent) 상황이 발생하면 뭔가 조건이 전환되는(Convertible) 채권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 "우발적인 상황"과 "조건이 어떻게 전환되냐"에 따라서 크게 후순위채 코코본드와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로 나눌 수 있다. KRX에서 운영하는 상장공시시스템(https://kind.krx.co.kr/)에서 금융기관들이 발행한 "후순위채 코코본드"와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의 상품설명서를 보면서 그 차이를 확인해 보자.
먼저 "후순위채 코코본드"의 투자설명서를 살펴보자. 아래는 대구은행이 2021.08.13 상장공시시스템에 공시한 투자설명서이다.다음으로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의 투자설명서를 살펴보자. 아래는 우리금융지주가 2022.07.28 상장공시시스템에 공시한 투자설명서이다.
그림 1과 그림 2에 핵심적으로 봐야 할 부분은 강조를 해 놓았다. 둘의 차이의 핵심적인 부분만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후순위채 코코본드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 만기일 약 10년 30년 또는 없음 상각인정 조건 부실금융기관 지정 부실금융기관 지정 중도상환 여부 허용 X 5년 이후 가능 우선순위 모든 일반 선순위 채권보다 후순위 후순위채 보완자본보다 후순위 표 1 : 후순위채 코코본드,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 비교
전체적으로 비슷하긴 하지만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가 기본적으로 만기도 길고 우선순위도 더 후순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후순위채 코코본드의 발행자는 재무제표의 부채 계정으로 기표를 하고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의 발행자는 재무제표의 자본 계정으로 기표를 한다.
지금 크레디트스위스 사태에서 문제가 되는 점은 위 표 1에서 "상각인정 조건" 부분이다. 상각이 인정되면 금융기관은 정당하게 채권을 갚을 의무가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그 조건은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대부분 "금융당국이 코코본드 발행기관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는지 여부이다. 즉, 감독당국에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는 순간 채권변제 순위고 뭐고 상각이 되면서 채권은 휴지조각이 되는 것이다. 스위스 당국은 크레디트스위스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을 것이고, 그래서 언론에서 스위스 당국이 "상식을 무시했다"는 소리를 하는 것이다.코코본드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이유
일반 채권보다 변제 순위도 밀리고, 상각조건까지 있는 코코본드에 왜 투자하는걸까?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더 높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 3의 우리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 발행 당시 데이터를 보자.
금융투자 협회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당시 회사채 금리는 4.082 % 이다. 그런데 코코본드 발행금리는 이보다 더 높은 4.99 % 이다. 은행이 발행하는 금융채가 일반 회사채보다 높다고 인식되는 것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금리로 발행된 것이다. 은행이 금융당국에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상각이 될 확률은 낮고, 금리는 높은 상황이라면 투자자들이 투자를 안 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발행자는 왜 굳이 높은 금리를 주면서 코코본드를 발행할까? 발행자 입장에서 코코본드는 자본비율을 늘리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금융기관은 기본적으로 일정 수준의 자본비율을 유지하도록 감독당국으로부터 규제를 받는다. 코코본드로 채권을 발행하면 감독당국이 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자본으로 인정해 주는 부분이 있다. 채권을 발행했는데 자본비율이 좋아지는 것이다. 높은 자본 비율로 감독당국한테 칭찬도 받고 대외적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이미지도 줄 수 있다.
지금에 와서야 위험한 상품이라고 모두가 떠들고 있지만 코코본드는 사실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이다. 어차피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상황이면 부실금융기관 지정으로 채권이 상각되서 투자금 못받나 우선순위 밀려서 후순위 채권이라서 투자금 못받나 똑같다. 모두가 알고 투자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하는 금융당국을 욕할 수만은 없다.반응형'금융정보 > 01.유가증권(주식 채권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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